
뉴스에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 '목줄'을 잡고 줄다리기한다는 표현을 보셨을 겁니다. 한쪽은 AI 반도체, 다른 쪽은 희토류. 저도 처음에는 그냥 외교 뉴스려니 했는데, 들여다볼수록 이게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20세기 석유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 희토류와 AI 칩이 21세기 패권을 쥐는 핵심 자원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AI 칩과 희토류, 왜 지금 갑자기 패권 자원이 됐을까
혹시 이런 의문을 가져보신 적 있으신가요? 희토류는 예전에도 있었는데, 왜 하필 지금 이렇게 난리인 걸까요?
저도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AI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AI가 만들어내는 '물리적 하드웨어' 때문입니다.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로봇, 군용 드론, 무인 미사일. 이 모든 기기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전기 모터로 구동된다는 겁니다. 방 안에서 청소하는 로봇이 매연 뿜는 내연기관을 달고 있다고 상상해보시면 바로 감이 오실 겁니다.
그리고 전기 모터에는 반드시 강력한 자석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네오디뮴 자석이 등장합니다. 네오디뮴(Nd) 자석이란 네오디뮴, 철, 붕소를 결합해 만든 영구 자석으로, 현존하는 영구 자석 중 자력이 가장 강한 소재입니다. 소형이지만 출력이 높아 전기차 구동 모터, 로봇 액추에이터, 서보 모터의 표준 소재로 자리 잡았습니다. 제가 전기차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직접 확인했는데, 고성능 모터 하나에 들어가는 네오디뮴 자석의 양이 생각보다 상당했습니다.
여기에 디스프로슘(Dy)이라는 원소가 더해집니다. 디스프로슘이란 고온 환경에서도 네오디뮴 자석의 자성이 약해지지 않도록 유지해주는 희토류 원소입니다. 쉽게 말해 모터가 열을 받아도 성능이 유지되게 해주는 안정제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으로 치면 비타민 D가 칼슘 흡수를 돕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중국은 이 희토류의 전 세계 정제 공급량 중 약 85%를 담당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정부 차원의 수출 통제 법률을 공식 제정해 전략 무기화를 선언했습니다(출처: 미국 지질조사국(USGS)). 반대로 미국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며 맞대응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서로의 숨통을 쥐고 조이고 푸는 국면이 지금 진행 중입니다.
모터 소재가 산업의 판을 바꾼다
그렇다면 희토류가 어디어디에 쓰이는지 구체적으로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공부하면서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한 분야에 쓰인다는 걸 알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희토류가 직접 투입되는 주요 분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전기 구동계: 자율주행차·로봇의 DC 모터, 서보 모터에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자석 필수
- 정밀 센서: 라이다(LiDAR), 레이더, 야간 투시 장비에 유로퓸·이트륨·테르븀 사용
- AI 연산 하드웨어: 반도체 CMP 슬러리 공정에 세륨 산화물, 카메라·라이다 광학계에 란타넘 활용
- 방산 무기체계: 군용 드론, 스텔스 전투기 도료, 유도 미사일 구동부에 네오디뮴·디스프로슘 적용
- 의료 장비: MRI 기기의 초전도 자석 시스템에도 희토류 포함
여기서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이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TAM이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론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전체 시장 규모를 의미합니다. 지금 희토류 시장의 TAM은 아직 작아 보이지만, AI 기반 물리적 하드웨어가 본격 확산되는 시점을 기점으로 구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현재 AI는 디지털 공간 안에 머물러 있지만, 로봇과 자율주행이라는 '물리적 AI' 시대가 열리면 모터 수요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규모가 됩니다.
미국 에너지부(DOE)도 희토류 공급망 안보를 주요 과제로 삼고, 국내 생산 확대와 동맹국과의 공동 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출처: 미국 에너지부(DOE)). 미국에도 희토류 매장량이 적지 않지만, 대규모 황산 처리 등 정제 공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 문제로 스스로 개발을 미뤄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분할매수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
그럼 지금 당장 희토류 관련 기업에 몰빵해도 될까요?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현재 희토류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은 아직 크지 않습니다. 물리적 AI, 즉 로봇과 자율주행의 대규모 상용화는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장되기 전까지는 주가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비싸다', '싸다' 의견이 엇갈리는 시기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관련 기업들의 실적 흐름을 살펴봤는데, 설비 투자와 광산 채굴권 확보, 정제 공장 건설까지 들어가는 초기 자본이 상당하고 수익 실현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구조였습니다.
분할 매수란 일정 금액을 한 번에 투자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여러 번에 나눠 매수하는 방식으로 매입 단가를 평준화하고 타이밍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입니다. 너무 일찍 진입해서 오래 기다리다 지치는 것보다, 적정 비중으로 발을 담근 뒤 산업이 실제로 확장되는 신호를 확인하며 추가 진입하는 방식이 저는 더 맞다고 봅니다.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은 진입 장벽입니다. 희토류 자체는 광산 채굴권과 자본만 있으면 누구든 진입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기술적 해자(경쟁 우위)가 두꺼운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가려내는 게 중요합니다. 단순히 희토류 관련이라는 이유만으로 테마주처럼 접근하면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선발 기업이 이미 공급 계약과 생산 설비를 확보한 상태라면 후발 주자가 따라잡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20세기에 엑슨모빌과 사우디 아람코가 한때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던 것처럼,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희토류와 AI 칩의 패권 다툼이 앞으로 10~20년 뒤 시장 지형을 결정짓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조각난 뉴스들을 한데 모아 그림을 그려보면, 방향은 꽤 분명하게 보입니다. 다만 타이밍과 비중 조절을 신중하게 가져가면서, 산업이 실제로 커지는 걸 확인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투자는 결국 확신보다 점검의 반복이라는 걸, 제가 직접 겪으면서 배웠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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